
[사진 3: 상영회 이후 마련된 토크콘서트 / 출처: 플뿌리연대]
'플라스틱 디톡스' 상영회,
우리 몸속의 플라스틱을 마주하기
김혜주 I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 I hyejukim@osean.net
플라스틱 문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거리에 나뒹구는 쓰레기, 바다를 떠도는 페트병, 거북의 코에 박힌 빨대를 떠올린다. 그런데 만약 그 플라스틱이 이미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 다음 세대를 낳을 수 있는 능력까지 뒤흔들고 있다면? 지난 5월 23일 토요일 오후,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상영관에서 열린 플뿌리연대 주최 상영회는 불편하지만 우리가 직면해야하는 ‘플라스틱과 건강’ 문제를 다뤘다.

[사진 1: 플라스틱 디톡스 상영회 안내자료 / 출처: 플뿌리연대]
오션이 함께 연대 활동을 하고 있는 플뿌리연대는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라는 이름아래, 국내외 17개 단체가 모여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는 시민사회 연대체다. 이날 상영회는 플라스틱 문제를 머리로만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민들과 같은 화면을 마주 보며 함께 느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상영회에서 함께 본 작품은 올해 3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디톡스(The Plastic Detox)'였다.
영화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으로 고통받던 여섯 쌍의 부부가 90일 동안 플라스틱 노출을 최소화하는 실험을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음식과 합성섬유 의류, BPA가 묻은 영수증을 피하고 유리·목재 용품으로 생활을 바꿨고, 90일 뒤 소변 속 내분비계 교란물질(EDCs) 농도가 줄고 정자 수가 개선됐다. 그 결과, 실험에 참여한 부부 세 쌍 이상이 자연 임신에 성공했다. 영화는 지난 수십 년간 남성의 정자 수가 절반 넘게 줄어든 현실, 미국과 유럽연합의 화학물질 규제, 연간 4억 톤에 이르는 플라스틱 생산량까지 짚으며, 난임이라는 문제가 사실은 거대한 산업과 규제의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2 & 사진 3: 상영회 이후 마련된 토크콘서트 / 출처: 플뿌리연대]
영화가 끝난 뒤에는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방송인이자, 현재 제로웨이스트샵인 노노샵을 운영하고 있는 줄리안 퀸타르트 대표의 진행으로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패널로는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보연 팀장이 함께했다. 두 전문가는 미세플라스틱과, 플라스틱에 첨가되는 유해화학물질이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풀어냈고, 객석의 시민들도 질문과 의견을 더하며 열띤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플라스틱은 더 이상 '쓰레기 처리'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생식, 기후를 한꺼번에 위협하는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토크에서 거듭 강조된 메시지는 "재활용이 답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열을 가해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때 아세트알데히드,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이 생겨난다. 인간은 플라스틱 속 화학물질을 결코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재활용률을 끌어올리는 데만 골몰하는 정책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고, 결국 플라스틱과 접촉하는 환경 자체를 줄이는 방향, 곧 생산과 사용을 줄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진단이다. 영화가 보여 주듯 진짜 변화는 생산 단계, 그리고 어떤 화학물질을 플라스틱에 넣을지를 정하는 규제의 단계에서 이뤄져야 한다. 오션이 플뿌리연대와 함께 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에 꾸준히 목소리를 보태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고,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첨가물질을 강력히 규제하는 협약이야말로, 이날 영화가 던진 질문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답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에 잠식된 우리의 일상과 몸을 진짜로 '디톡스'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강력한 약속과 행동이다.
[사진 3: 상영회 이후 마련된 토크콘서트 / 출처: 플뿌리연대]
'플라스틱 디톡스' 상영회,
우리 몸속의 플라스틱을 마주하기
김혜주 I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 I hyejukim@osean.net
플라스틱 문제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거리에 나뒹구는 쓰레기, 바다를 떠도는 페트병, 거북의 코에 박힌 빨대를 떠올린다. 그런데 만약 그 플라스틱이 이미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 다음 세대를 낳을 수 있는 능력까지 뒤흔들고 있다면? 지난 5월 23일 토요일 오후,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상영관에서 열린 플뿌리연대 주최 상영회는 불편하지만 우리가 직면해야하는 ‘플라스틱과 건강’ 문제를 다뤘다.
[사진 1: 플라스틱 디톡스 상영회 안내자료 / 출처: 플뿌리연대]
오션이 함께 연대 활동을 하고 있는 플뿌리연대는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라는 이름아래, 국내외 17개 단체가 모여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는 시민사회 연대체다. 이날 상영회는 플라스틱 문제를 머리로만 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민들과 같은 화면을 마주 보며 함께 느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상영회에서 함께 본 작품은 올해 3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디톡스(The Plastic Detox)'였다.
영화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으로 고통받던 여섯 쌍의 부부가 90일 동안 플라스틱 노출을 최소화하는 실험을 보여준다. 참가자들은 플라스틱으로 포장된 음식과 합성섬유 의류, BPA가 묻은 영수증을 피하고 유리·목재 용품으로 생활을 바꿨고, 90일 뒤 소변 속 내분비계 교란물질(EDCs) 농도가 줄고 정자 수가 개선됐다. 그 결과, 실험에 참여한 부부 세 쌍 이상이 자연 임신에 성공했다. 영화는 지난 수십 년간 남성의 정자 수가 절반 넘게 줄어든 현실, 미국과 유럽연합의 화학물질 규제, 연간 4억 톤에 이르는 플라스틱 생산량까지 짚으며, 난임이라는 문제가 사실은 거대한 산업과 규제의 문제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2 & 사진 3: 상영회 이후 마련된 토크콘서트 / 출처: 플뿌리연대]
영화가 끝난 뒤에는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방송인이자, 현재 제로웨이스트샵인 노노샵을 운영하고 있는 줄리안 퀸타르트 대표의 진행으로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패널로는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보연 팀장이 함께했다. 두 전문가는 미세플라스틱과, 플라스틱에 첨가되는 유해화학물질이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풀어냈고, 객석의 시민들도 질문과 의견을 더하며 열띤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플라스틱은 더 이상 '쓰레기 처리'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생식, 기후를 한꺼번에 위협하는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토크에서 거듭 강조된 메시지는 "재활용이 답은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열을 가해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때 아세트알데히드,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유해물질이 생겨난다. 인간은 플라스틱 속 화학물질을 결코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재활용률을 끌어올리는 데만 골몰하는 정책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고, 결국 플라스틱과 접촉하는 환경 자체를 줄이는 방향, 곧 생산과 사용을 줄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진단이다. 영화가 보여 주듯 진짜 변화는 생산 단계, 그리고 어떤 화학물질을 플라스틱에 넣을지를 정하는 규제의 단계에서 이뤄져야 한다. 오션이 플뿌리연대와 함께 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에 꾸준히 목소리를 보태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고,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첨가물질을 강력히 규제하는 협약이야말로, 이날 영화가 던진 질문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답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에 잠식된 우리의 일상과 몸을 진짜로 '디톡스'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강력한 약속과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