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 해양 교류 네트워크 BADA: 현장에서 국제법까지, 해양 플라스틱을 말하다

20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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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행사 포스터(출처: CDMO)


한-프 해양 교류 네트워크 BADA

현장에서 국제법까지, 해양 플라스틱을 말하다


홍선욱 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 ㅣ sunnyhong@osean.net



2026년 5월 6일, BADA: 한-프 해양 교류 네트워크의 첫 세미나가 “해양 플라스틱과의 싸움: 한-프 현장의 목소리”를 주제로 온라인으로 열렸다. 낭뜨고등연구소(IEA Nantes)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한국과 프랑스의 현장 활동가, 기술 기업, 시민과학 연구자, 해양법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바라보고 해법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축사에는 김인현 고려대학교 해상법센터 소장·명예교수, 소피 할라트 IEA Nantes 소장, 진행은 프란츠 미나흐 낭뜨대 법과대학 해사해양법연구소(CDMO) 교수가 맡았다. 

낭뜨 고등연구소는 프랑스 최초의 고등연구소로, 세계 각지의 연구자와 창작자가 학제 간 대화와 사유를 이어가는 공간을 지향한다. 이번 세미나는 이러한 낭뜨의 학술적 기반 위에서 한국의 해양 플라스틱 대응 경험을 프랑스 연구자들과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다.



해녀의 몸으로 감각한 해양 플라스틱의 현실 


첫 발표자인 이유정 제주해녀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해녀 문화의 구성원으로서, 바닷속 소주병 유리 조각에 발을 다치고, 큰 해양쓰레기에 다리가 걸리는 경험은 해양 플라스틱이 생태계만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공동체의 지속성까지 위협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그는 제주좀녀회를 통해 해녀와 시민이 함께 바다를 돌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염이 바다로 퍼지기 전, 로봇이 만드는 마지막 방어선

 

두 번째 발표에서 폴린 테베노(Pauline Thévenot)는 프랑스 IADYS의 젤리피쉬봇(Jellyfishbot)을 소개했다. 창업자 니콜라 카르데시가 지중해 다이빙 중 항구와 연안에 쌓인 쓰레기를 목격한 경험에서 출발한 이 로봇은, 오염이 넓은 바다로 퍼지기 전 마지막 경계가 되는 항구와 산업시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와 탄화수소를 수거하도록 설계되었다. 약 70cm 크기의 작은 로봇은 부두 아래나 좁은 공간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들어가고, 150마이크론 수준의 작은 입자부터 큰 부유 쓰레기까지 대응할 수 있다. 



과학에서 실천으로 이어진 한국의 25년 경험

 

세 번째 발표를 맡은 홍선욱 오션 대표는 “과학에서 실천으로” 이어진 한국 해양 플라스틱 대응의 25년 여정을 소개했다. 그는 2001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으로 해양쓰레기 모니터링을 시작했고, 같은 해 국제연안정화(ICC)를 한국에 도입했다. 한중일 사이를 이동하는 해양쓰레기가 비난의 대상이 되던 시기, 그는 각국이 서로를 탓하기보다 자국의 발생원을 줄이고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해 협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이 경험은 2009년 이종명 박사와 함께 해양쓰레기 전문 NGO인 오션을 설립하는 배경이 되었다. 오션의 활동은 시민과학, 모니터링과 연구, 정책 변화, 교육, 국제협력을 연결해 왔다. 홍 대표는 한국의 경험이 아시아태평양의 현장과 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국제법은 플라스틱 오염을 어디까지 막을 수 있는가 


마지막 발표자인 오딜 델푸흐(Odile Delpeuch) CDMO 교수는 프랑스 내 국제해양환경법의 권위자로서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국제법의 관점에서 짚었다. 국제법에는 유엔해양법협약, 런던협약·의정서 등 여러 규범이 있지만 플라스틱 오염 전반을 포괄하는 강력한 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2022년 유엔환경총회 결의 이후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생산 제한, 전 생애주기 관리, 유해첨가물 규제,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음을 설명했다.



BADA가 연 한-프 해양 교류의 첫 장

 

주한프랑스대사관 국제 문제 담당 참사관 알렉산더 무투는 폐회사에서 "올해는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이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해양 플라스틱을 우선 과제로 언급했다"라며 “프랑스는 현재 중단 중인 유엔 플라스틱 협약이 장차 법적 의무성을 가지며, 각국의 책임에 기반하여 플라스틱의 처리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생산부터 소멸까지 전 과정이 포함된 협약이 성사되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BADA 첫 세미나는 오션의 후원회원인  CDMO의 김남구 박사과정생의 주도로 기획이 되었다. 국경을 넘는 해양오염을 연구하는 그는 해양 플라스틱 문제가 하나의 해법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세미나를 통해 공유하고자 하였다. 해녀의 몸으로 감각한 바다, 로봇과 데이터가 포착하는 오염, 시민과학이 만들어 낸 정책 변화, 국제법이 요구하는 국가의 책임이 서로 연결될 때 문제의 전체 모습이 드러난다. 한국과 프랑스가 이 네 가지 언어를 함께 나누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세미나는 BADA가 앞으로 만들어 갈 해양 교류의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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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부유쓰레기를 수거하는 젤리피쉬봇(출처: IADYS) (발표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