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을 하다가 쓰레기를 발견한다면
다이빙을 하다가 쓰레기를 발견한다면
스쿠버다이버를 위한 수중정화활동 매뉴얼 제작
박은진 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책임연구원 ㅣ ejpark@osean.net
다이빙을 즐기는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바닷속에 들어가면 완전히 색다른 우주가 펼쳐진다고 하니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를 알만도 하다. 그런데 다이버들로부터 같은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아름다운 바닷속에 쓰레기가 너무도 많다는 것. 그래서인지 그린다이빙 모임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펀다이빙을 즐기다가 잠깐의 시간을 내서 쓰레기를 주워 육지로 올리고 처리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과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이하 오션)의 수중쓰레기 연구에 대한 요구가 만났다. 바닷속 쓰레기 실태는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미미한 수준이다. 그도 그럴것이 바닷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실력이 되는 다이버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고, 폐어구 뭉치처럼 덩치가 크고 무거운 쓰레기는 다이버들이 끌어올리기 어렵다. 수중쓰레기를 수거하더라도 이를 종류별로 구분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데에는 또 한 단계 노력이 더 필요하다. 수거한 쓰레기는 오랜 시간 바닷속에 잠겨있던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육지로 올려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악취를 뿜어내는 문제도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변수들 때문에 수중쓰레기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데에 별도의 예산과 노력을 들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오션은 작은 움직임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기왕 다이빙을 한다면 아주 약간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도록 조사방법을 개발했다. 오션의 연구진과 전문탐사그룹 팀부스터의 다이버들이 머리를 맞대어 ‘UDS(Underwater Debris Survey, 수중쓰레기 조사방법)’를 만들었고, 때마침 포스팀(세이브힐즈)의 후원으로 상세 이용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할 수 있었다.
‘다이버를 위한 수중정화활동 매뉴얼’은 총 3권으로 기획되었다. 1권은 다이버들의 안전에 대한 가이드로 해양환경보호단 레디(ReDi, Responsible Divers)가 기획과 제작을 맡았고, 2권은 스쿠버다이버를 위한 조사가이드로 오션에서 기획과 제작을 진행했다. 3권은 프리다이버용 조사가이드를 예정하고 있다. 제작된 매뉴얼은 전국의 다이빙풀, 다이빙리조트 등에 발송하였다.
매뉴얼에는 안전수칙, 조사방법, 제출방법 등이 자세히 안내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쓰레기의 종류, 재질, 생물피해 사례를 체크해 이메일로 제출하거나 구글폼으로 제출하면 된다. 오션 홈페이지에 PDF 자료가 오픈되어 있으니 자유롭게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인다면 오션의 수중쓰레기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닷속에서 건져올린 쓰레기는 하나하나 소중하다. 이 데이터들이 수중쓰레기가 버려지는 것을 막는 정책으로까지 이어지도록 많은 다이버들의 그린다이빙 활동을 기다린다. 매뉴얼 제작을 위해 후원에 참여한 세이브힐즈(포스팀)와 기획 및 제작을 함께 한 레디와 팀부스터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 매뉴얼 표지 이미지(오션 제공)
매뉴얼 다운 받기
https://www.osean.net/data/edu.php?ptype=view&idx=7496&page=1&code=data_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