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2회 세미나: 폐어구 발생을 저감하는 32가지 맞춤형 솔루션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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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항구 내 특정 구역에 모여 있는 장구형 통발 (사진: 이민성) 


폐어구 발생을 저감하는 32가지 맞춤형 솔루션


지역 업종 규모별 어업에 따른 36가지 폐어구 유실 및 폐기 요인 분석


이민성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연구원 ㅣ mslee@osean.net 


원문: Matching fishery-specific drivers of abandoned, lost and discarded fishing gear to relevant interventions 

Marine Policy 141, May 2022, 105097

►원문 링크 (클릭):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308597X22001440



폐어구 발생을 저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다에 남겨진 수명을 다한 어구(漁具)는 심각한 연쇄 피해를 유발한다. 바다거북, 바닷새, 해양 포유류의 얽힘 및 섭취 피해를 유발하고, 해면을 떠다니는 그물은 선박의 안전 운행을 저해한다. 수산자원 측면에서의 피해도 막대하다. 폐어구는 국내에서만 연간 4,000억 원 규모의 어업 피해를 유발한다*. 게다가 기술 발전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어구의 내구성이 향상되면서, 한 번 유실된 어구는 길게는 수백 년간 빛이 도달하지 않는 심해에서는 수천년 동안 잔존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랜 기간 바다에 남은 어구는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고,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와 결국 최상위 포식자인 인류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해양수산부 (2025), “버려지는 어구 줄이고, 회수는 최대로 ‘27년부터 바닷속 폐어구 발생≤수거’ 목표”



그렇다면 폐어구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에릭 길먼(Eric Gilman)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어구의 유실, 손실 및 폐기의 요인은 선박의 규모, 사용 어구, 대상 어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렇기에 단일 방법론으로 이 모든 폐어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오션 제572회 국제세미나에서는 어업별 폐어구 발생 원인과 적절한 대응 방안을 연결하는 길먼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연구진은 문헌 조사를 통해 폐어구를 발생시키는 36가지 ‘유발 요인(Drivers)’을 규명하고, 이에 대응하는 32가지 ‘대응 방안(Interventions)’을 제시했다. 이 방안들은 우선 순위에 따라 예방(Avoidance), 최소화(Minimization), 사후 복원(Remediation)의 완화 계층으로 구분되며, 이들 모든 대응 조치를 뒷받침하는 기반 조성(Enabling) 단계가 포함된다. 



핵심은 비용 효율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맞춤형 솔루션이다.


일례로 연간 25%의 어구가 유실 또는 폐기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의 자망 및 삼중자망(Trammel nets) 어업을 이 프레임워크로 분석해 볼 수 있다. 고가의 나일론 어구를 사용하는 인도 어업인이 이를 고의로 버릴 동기는 없다. 즉, 기상악화 등 불가항력적인 요인으로 어구를 유실하는 상황에서 벌금부과 같은 규제 중심의 대응 방안은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오히려 정확한 기상 예보 시스템을 제공하거나 자망과 저인망의 조업 구역을 명확히 분리하는 '예방 및 최소화' 방안이 훨씬 효과적인 해결책이 된다. 이와 더불어 논문에서는 모든 대응 방안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정책 기반 조성'의 중요성을 강력히 제기했다. 아무리 적합한 정책이 설계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관리 프레임워크가 없다면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예를 들어 어구 실명제를 도입하더라도,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미이행자를 관리할  제재수단이 없다면 정책은 효력을 잃는다. 반면 어구실명제라는 뼈대 위에 벌금이나 인센티브 같은 정책적 메커니즘이 결합될 때 비로소 시너지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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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세미나 발표 자료 발췌


이어진 토론에서 오션의 홍선욱 대표 “폐어구 유실 원인과 해결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논문이 드물어 그 가치가 높다"고 언급했으며, 특히 정식 학술지 외에 방대한 회색문헌까지 검토했다는 점을 주요한 의의로 꼽았다.


현재 국제적으로도 실효성 있는 어구 관리 프레임워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국가마다 처한 조업 환경과 상황이 다르기에 단일한 해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길먼의 프레임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각국의 현실에 들어맞는 효과적인 정책을 설계해 나가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