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회용컵 보증금제도
왜 필요한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하는가?
오션 제577회 정기 세미나 ‘1회용컵 보증금제도에 관한 법적 소고’
오원정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선임연구원 ㅣwjoh@osean.net
지난 5월 19일 열린 OSEAN 제577회 국내세미나에서는 유상엽의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에 관한 법적 소고」라는 논문을 바탕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법적 근거와 시행 과정의 쟁점,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1]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란?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소비자가 음료를 구매할 때 제품 가격에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포함해 지불하고, 사용한 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이다.
일회용컵은 발생량이 많은 데다 무단투기로 처리되는 사례가 빈번해 공공청소 비용 증가와 부적정 폐기물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컵 내부의 음료 잔여물 등이 다른 폐기물과 혼합될 경우 전체 재활용품의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어 별도의 회수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 해당 제도가 마련된 핵심 취지이다.
법률은 무엇을 근거로 하고 있을까?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법적 근거는 환경정책기본법,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찾을 수 있다.
환경정책기본법은 원인자책임원칙과 사전예방원칙 등 환경법의 기본원칙을 천명하는 한편 국가, 지방자치단체, 사업자의 책무, 국민의 권리와 의무 등 환경정책의 기본사항을 정하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일회용컵 폐기물 처리 비용을 오염 발생 주체인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고, 일회용컵 폐기물 문제를 사전에 억제하는 데에 방점이 있기 때문에 환경정책기본법의 기본 정신을 구현하는 정책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은 생산, 소비, 유통 등 제품의 전 과정에서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순환경제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기에 국가 차원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일관되게 시행하는 것은 법률이 지향하는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인 법적 근거는 자원재활용법 제15조의2에서 찾을 수 있는데,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운영하는 매장 수가 전전년도 말 기준으로 100개 이상인 사업자 등이 일회용컵을 사용하여 음료류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출고, 수입 또는 판매 가격과는 별도의 금액을 제품 가격에 포함시키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시행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
제도 시행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국회는 2020년 자원재활용법 개정을 통해 2022년 6월부터 제도를 시행하도록 했지만, 정부는 COVID-19로 인한 소상공인 부담을 이유로 제도 시행을 유예하였다. 이후 2022년 12월, 하위 고시를 통해 제주와 세종에서만 제도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3년 이내에 우선 시행 지역의 성과를 고려하여 환경부장관이 정하는 날로부터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2023년 9월, 정부는 돌연 전국 확대 시행 계획을 철회하고 제도 시행 자체를 지자체의 자율에 맡겨버렸다. 아울러, 최근에 이르러서는 보증금제 대신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컵따로계산제’ 도입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사업자와 시민사회의 엇갈린 의견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들은 반환된 컵의 보관 공간 부족, 세척 및 수거 문제, 인력 부담, 위생 문제 등을 주요 어려움으로 제기하였다. 또한 동일한 음료류를 판매하면서도 매장 수 기준에 따라 규제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하였다. 아울러, 제도의 반복된 연기 및 정책 혼선으로 현장 혼란과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제도의 반복된 연기로, 이미 제도 시행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한 사업자와 실천에 참여한 시민들의 노력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후퇴는 플라스틱 감량 및 재활용 관리에 공백을 만드는 것이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부했다.
감사원은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제도 시행이 유예된 사정은 인정하면서도, COVID-19 상황이 호전되었음에도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하지 않은 것이 적절한 업무 처리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전국 확대 시행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과잉금지원칙으로 살펴본 제도 평가
이에 연구자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과잉금지원칙의 관점에서 검토하였다. 과잉금지원칙이란 입법행정 영역에 적용되는 헌법상, 법률상 원칙인데, 입법·행정작용이 헌법이 인정하는 정당한 목적을 추구할 것(목적의 정당성), 선택된 수단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일 것(수단의 적합성),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여러 유효한 수단 중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가장 덜 침해하는 수단을 선택할 것(침해의 최소성), 보호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형량했을 때 공익이 사익보다 크거나 적어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법익의 균형성)을 요건으로 한다.
연구자는 제도의 목적이 헌법상 환경권과 지속가능한 발전 가치에 부합하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도, 운영 비용이 높고 소비자 불편이 있어 그 효과가 충분히 유효한 수단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비자가 컵을 반환할 때 불편이 따르고 사업자의 금전적 지출 및 관리 부담 등이 수반되는바 제도가 다른 대안적 수단보다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회수, 재활용률 제고를 통한 환경보호라는 공익과 소비자와 사업자가 부담하는 수고를 비교형량하여 환경보호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개인의 부담을 상회하지 않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연구자는 제도 정착을 위한 몇가지 보완방안을 제안하였다. 우선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공공시설에 무인 반납기 설치를 확대하여 소비자와 사업자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회용컵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법적·재정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사진 2]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OSEAN Insight
끝으로, 이번 세미나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발표자는 빈용기보증금제도 및 어구보증금제도와 같은 유사 제도와의 비교를 통해,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정책적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면서, 제도 자체의 타당성보다는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업자 부담과 소비자 불편을 완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사진 3]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구체적으로는 사업자의 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초기 인프라 지원, 가맹본부의 책임 강화, 보증금 대상 사업자 선정 기준의 합리화, 표준용기 사용 강제를 통한 교차반납 체계 구축, 전국 단위 반납 인프라 확충 등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유지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적어도 일회용컵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임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재활용 의무율을 상향하는 등의 고려가 이루어져야 하며 소비자에게는 제품 구매 시 일종의 환경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1회용컵 보증금제도
왜 필요한가?
그리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하는가?
오션 제577회 정기 세미나 ‘1회용컵 보증금제도에 관한 법적 소고’
오원정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선임연구원 ㅣwjoh@osean.net
지난 5월 19일 열린 OSEAN 제577회 국내세미나에서는 유상엽의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에 관한 법적 소고」라는 논문을 바탕으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법적 근거와 시행 과정의 쟁점,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1]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란?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소비자가 음료를 구매할 때 제품 가격에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포함해 지불하고, 사용한 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이다.
일회용컵은 발생량이 많은 데다 무단투기로 처리되는 사례가 빈번해 공공청소 비용 증가와 부적정 폐기물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컵 내부의 음료 잔여물 등이 다른 폐기물과 혼합될 경우 전체 재활용품의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어 별도의 회수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 해당 제도가 마련된 핵심 취지이다.
법률은 무엇을 근거로 하고 있을까?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법적 근거는 환경정책기본법,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서 찾을 수 있다.
환경정책기본법은 원인자책임원칙과 사전예방원칙 등 환경법의 기본원칙을 천명하는 한편 국가, 지방자치단체, 사업자의 책무, 국민의 권리와 의무 등 환경정책의 기본사항을 정하고 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는 일회용컵 폐기물 처리 비용을 오염 발생 주체인 소비자에게 부담시키고, 일회용컵 폐기물 문제를 사전에 억제하는 데에 방점이 있기 때문에 환경정책기본법의 기본 정신을 구현하는 정책 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은 생산, 소비, 유통 등 제품의 전 과정에서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순환경제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기에 국가 차원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일관되게 시행하는 것은 법률이 지향하는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직접적인 법적 근거는 자원재활용법 제15조의2에서 찾을 수 있는데,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운영하는 매장 수가 전전년도 말 기준으로 100개 이상인 사업자 등이 일회용컵을 사용하여 음료류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출고, 수입 또는 판매 가격과는 별도의 금액을 제품 가격에 포함시키도록 되어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시행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
제도 시행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국회는 2020년 자원재활용법 개정을 통해 2022년 6월부터 제도를 시행하도록 했지만, 정부는 COVID-19로 인한 소상공인 부담을 이유로 제도 시행을 유예하였다. 이후 2022년 12월, 하위 고시를 통해 제주와 세종에서만 제도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고,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3년 이내에 우선 시행 지역의 성과를 고려하여 환경부장관이 정하는 날로부터 제도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2023년 9월, 정부는 돌연 전국 확대 시행 계획을 철회하고 제도 시행 자체를 지자체의 자율에 맡겨버렸다. 아울러, 최근에 이르러서는 보증금제 대신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컵따로계산제’ 도입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사업자와 시민사회의 엇갈린 의견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들은 반환된 컵의 보관 공간 부족, 세척 및 수거 문제, 인력 부담, 위생 문제 등을 주요 어려움으로 제기하였다. 또한 동일한 음료류를 판매하면서도 매장 수 기준에 따라 규제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꾸준히 제기하였다. 아울러, 제도의 반복된 연기 및 정책 혼선으로 현장 혼란과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제도의 반복된 연기로, 이미 제도 시행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한 사업자와 실천에 참여한 시민들의 노력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후퇴는 플라스틱 감량 및 재활용 관리에 공백을 만드는 것이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부했다.
감사원은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제도 시행이 유예된 사정은 인정하면서도, COVID-19 상황이 호전되었음에도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하지 않은 것이 적절한 업무 처리라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전국 확대 시행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과잉금지원칙으로 살펴본 제도 평가
이에 연구자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과잉금지원칙의 관점에서 검토하였다. 과잉금지원칙이란 입법행정 영역에 적용되는 헌법상, 법률상 원칙인데, 입법·행정작용이 헌법이 인정하는 정당한 목적을 추구할 것(목적의 정당성), 선택된 수단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일 것(수단의 적합성),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여러 유효한 수단 중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가장 덜 침해하는 수단을 선택할 것(침해의 최소성), 보호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형량했을 때 공익이 사익보다 크거나 적어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법익의 균형성)을 요건으로 한다.
연구자는 제도의 목적이 헌법상 환경권과 지속가능한 발전 가치에 부합하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도, 운영 비용이 높고 소비자 불편이 있어 그 효과가 충분히 유효한 수단인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비자가 컵을 반환할 때 불편이 따르고 사업자의 금전적 지출 및 관리 부담 등이 수반되는바 제도가 다른 대안적 수단보다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이 아닌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며, 회수, 재활용률 제고를 통한 환경보호라는 공익과 소비자와 사업자가 부담하는 수고를 비교형량하여 환경보호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개인의 부담을 상회하지 않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연구자는 제도 정착을 위한 몇가지 보완방안을 제안하였다. 우선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공공시설에 무인 반납기 설치를 확대하여 소비자와 사업자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회용컵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법적·재정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였다.
[사진 2]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OSEAN Insight
끝으로, 이번 세미나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발표자는 빈용기보증금제도 및 어구보증금제도와 같은 유사 제도와의 비교를 통해, 일회용컵 보증금제도의 정책적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면서, 제도 자체의 타당성보다는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업자 부담과 소비자 불편을 완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사진 3]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구체적으로는 사업자의 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초기 인프라 지원, 가맹본부의 책임 강화, 보증금 대상 사업자 선정 기준의 합리화, 표준용기 사용 강제를 통한 교차반납 체계 구축, 전국 단위 반납 인프라 확충 등을 주장했다. 그럼에도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를 유지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적어도 일회용컵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대상임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재활용 의무율을 상향하는 등의 고려가 이루어져야 하며 소비자에게는 제품 구매 시 일종의 환경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