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에서 하늘로, 플라스틱이 데우는 대기
'플라스틱 감축 = 기후 완화'에 더해진 새로운 증거
오션 제578회 정기세미나 & 제175회 국제세미나
'Atmospheric Warming Contributions from Airborne 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김혜주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 ㅣhyejukim@osean.net
플라스틱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흔히 원료 채굴부터 생산·소비·폐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문제로 이야기된다. 그런데 만약 공기 중을 떠도는 작은 플라스틱 입자 자체가 햇빛을 흡수해 지구를 직접 데우고 있다면 어떨까? 더구나 그 정도가 플라스틱의 '색'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면?
오션 제578회 정기세미나 겸 제175회 국제세미나에서는 Liu 등 연구진이 2026년 『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한 논문을 함께 읽었다.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대기 중에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들이 기후를 데우는 효과는 그동안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추정이 빼놓았던 한 가지, 바로 플라스틱의 '색'을 반영하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따져 보았다.

[사진 2]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폴리머보다 색이 중요하다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플라스틱이 빛을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재질(폴리머 종류)이 아니라 색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PE·PET·PS·PP·PVC 다섯 종류는 빛 흡수 특성이 거의 같았던 반면, 색에 따른 차이는 컸다. 검정 입자는 흰색 입자보다 빛을 50배 넘게 흡수했고, 색을 고려한 가열 효과는 색을 무시했을 때보다 15배가량 강했다.
크기도 중요했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은 같은 무게의 미세플라스틱보다 빛 흡수 효율이 수십 배, 많게는 100배까지 높았다. 입자가 작을수록 무게 대비 표면이 넓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노플라스틱은 높은 고도에서도 잘 사라지지 않아, 대기 중에 오래 머물며 멀리까지 퍼질 수 있다.
쓰레기 지대 위 하늘이 가장 뜨겁다
연구진이 전 지구 대기 모델로 계산한 결과,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대기를 데우는 정도(복사강제력)는 블랙카본의 약 16%에 달했다. 한때 무시해도 좋다던 값과는 자릿수가 다른 결과다.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강력한 원인 물질인 블랙카본의 6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은, 대기 중 플라스틱이 더 이상 기후 문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뜻한다.
특히 지역별 편차가 컸다. 가장 뜨거운 곳은 '쓰레기 지대'로 불리는 다섯 곳의 아열대 환류 해역으로, 전 지구 평균의 7배가 넘었다. 그중에서도 북태평양 쿠로시오 해류 상공이 정점이었는데, 이 일대에서는 플라스틱의 대기 가열 효과가 블랙카본을 넘어서기도 했다. 동아시아는 대륙 가운데 두 번째로 강한 핫스팟으로 꼽혔다. 해양 플라스틱이 단순한 바다 오염을 넘어, 특정 지역의 기후를 데우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셈이다.
태풍도 변수였다. 대기 중 농도는 태풍철과 겹치는 4~7월에 가장 높았고, 2023년 슈퍼태풍 마와르(Mawar)가 지나갈 때는 나노플라스틱 농도가 평소보다 약 50% 치솟았다. 폭풍이 바닷속 플라스틱을 대기로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사례다. 다만 이 연구는 실제 환경에서 오래 풍화된 플라스틱이나 온도·습도 같은 복합 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어, 실제 영향은 이번 추정보다 더 클 수 있다.

[사진 3] 세니마 발표자료 발췌
플라스틱과 기후, 따로가 아니다
세미나는 이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를 함께 짚으며 마무리되었다.

[사진 4]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우선, 색을 가진 플라스틱을 빼놓은 현재의 기후 모델이 대기 가열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논의되었다. 앞으로의 기후 평가에 이 부분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강조되었다.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이중의 위협'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알려야 한다는 점 또한 강조되었다.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내뿜는 동시에, 대기 중에서 직접 열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 사회의 논의에서 강조되어 온 '플라스틱을 줄이는 일이 곧 기후 대응'이라는 주장에 새로운 근거를 더한다. 또 색에 따라 효과가 크게 갈린다는 점은, 색소와 첨가제 규제가 독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의 문제이기도 함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아시아-태평양의 환류 해역, 특히 쿠로시오가 전 지구에서 가장 강한 가열 지점이라는 결과는, 쓰레기 지대가 단순한 오염 종착지가 아니라 기후를 데우는 핫스팟이기도 함을 뜻한다.
이번 세미나는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변화를 따로 떼어 보던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대기 중 플라스틱이 그 자체로 기후를 데우는 행위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바다에서 하늘로, 플라스틱이 데우는 대기
'플라스틱 감축 = 기후 완화'에 더해진 새로운 증거
오션 제578회 정기세미나 & 제175회 국제세미나
'Atmospheric Warming Contributions from Airborne 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김혜주ㅣ (사)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 ㅣhyejukim@osean.net
플라스틱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흔히 원료 채굴부터 생산·소비·폐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문제로 이야기된다. 그런데 만약 공기 중을 떠도는 작은 플라스틱 입자 자체가 햇빛을 흡수해 지구를 직접 데우고 있다면 어떨까? 더구나 그 정도가 플라스틱의 '색'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면?
오션 제578회 정기세미나 겸 제175회 국제세미나에서는 Liu 등 연구진이 2026년 『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한 논문을 함께 읽었다.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대기 중에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들이 기후를 데우는 효과는 그동안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연구는 기존 추정이 빼놓았던 한 가지, 바로 플라스틱의 '색'을 반영하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따져 보았다.
[사진 2]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폴리머보다 색이 중요하다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플라스틱이 빛을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재질(폴리머 종류)이 아니라 색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PE·PET·PS·PP·PVC 다섯 종류는 빛 흡수 특성이 거의 같았던 반면, 색에 따른 차이는 컸다. 검정 입자는 흰색 입자보다 빛을 50배 넘게 흡수했고, 색을 고려한 가열 효과는 색을 무시했을 때보다 15배가량 강했다.
크기도 중요했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은 같은 무게의 미세플라스틱보다 빛 흡수 효율이 수십 배, 많게는 100배까지 높았다. 입자가 작을수록 무게 대비 표면이 넓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노플라스틱은 높은 고도에서도 잘 사라지지 않아, 대기 중에 오래 머물며 멀리까지 퍼질 수 있다.
쓰레기 지대 위 하늘이 가장 뜨겁다
연구진이 전 지구 대기 모델로 계산한 결과,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대기를 데우는 정도(복사강제력)는 블랙카본의 약 16%에 달했다. 한때 무시해도 좋다던 값과는 자릿수가 다른 결과다.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강력한 원인 물질인 블랙카본의 6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은, 대기 중 플라스틱이 더 이상 기후 문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음을 뜻한다.
특히 지역별 편차가 컸다. 가장 뜨거운 곳은 '쓰레기 지대'로 불리는 다섯 곳의 아열대 환류 해역으로, 전 지구 평균의 7배가 넘었다. 그중에서도 북태평양 쿠로시오 해류 상공이 정점이었는데, 이 일대에서는 플라스틱의 대기 가열 효과가 블랙카본을 넘어서기도 했다. 동아시아는 대륙 가운데 두 번째로 강한 핫스팟으로 꼽혔다. 해양 플라스틱이 단순한 바다 오염을 넘어, 특정 지역의 기후를 데우는 요인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셈이다.
태풍도 변수였다. 대기 중 농도는 태풍철과 겹치는 4~7월에 가장 높았고, 2023년 슈퍼태풍 마와르(Mawar)가 지나갈 때는 나노플라스틱 농도가 평소보다 약 50% 치솟았다. 폭풍이 바닷속 플라스틱을 대기로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보여 준 사례다. 다만 이 연구는 실제 환경에서 오래 풍화된 플라스틱이나 온도·습도 같은 복합 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어, 실제 영향은 이번 추정보다 더 클 수 있다.
[사진 3] 세니마 발표자료 발췌
플라스틱과 기후, 따로가 아니다
세미나는 이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를 함께 짚으며 마무리되었다.
[사진 4]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우선, 색을 가진 플라스틱을 빼놓은 현재의 기후 모델이 대기 가열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논의되었다. 앞으로의 기후 평가에 이 부분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강조되었다.
미세·나노플라스틱이 '이중의 위협'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알려야 한다는 점 또한 강조되었다.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내뿜는 동시에, 대기 중에서 직접 열을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 사회의 논의에서 강조되어 온 '플라스틱을 줄이는 일이 곧 기후 대응'이라는 주장에 새로운 근거를 더한다. 또 색에 따라 효과가 크게 갈린다는 점은, 색소와 첨가제 규제가 독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의 문제이기도 함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아시아-태평양의 환류 해역, 특히 쿠로시오가 전 지구에서 가장 강한 가열 지점이라는 결과는, 쓰레기 지대가 단순한 오염 종착지가 아니라 기후를 데우는 핫스팟이기도 함을 뜻한다.
이번 세미나는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변화를 따로 떼어 보던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대기 중 플라스틱이 그 자체로 기후를 데우는 행위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